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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든 건축물' 지켜내는 '쇠붙이 공학'
✍️ 신륭기공 📅 2008.11.05 00:00 👁 34

'공든 건축물' 지켜내는 '쇠붙이 공학'

지진 충격 완화 역할 건축 면진용 IRB 개발한 '원에스티'

기사입력 2008-11-04 14:36 박충훈 parkjovi@asiaeconomy.co.kr
[한·일 부품소재 신협력시대] <2>국내 부품소재 성공사례-원에스티
지진 충격 완화 역할 건축 면진용 IRB 개발


충남서산의 주공아파트 복지관에 시공된 건축용 면진시스템 IRB의 실제사진.

기계부품 제조업체로 출발했지만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건물 지진 안전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해 향후 내수 및 수출 증진이 기대되는 중소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화성에 자리잡은 원에스티(대표 이택원). 이 기업은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기계부품 LM 샤프트를 비롯해 직선운동 베어링 부품인 수퍼볼 부시, 크로스롤러 가이드, 컴팩트볼 스플라인 등을 미국, 중국, 독일 등 세계 13개국에 수출, 올해 100억원 매출을 내다보는 부품제조 전문업체이다.

원에스티가 기계부품 제조 수준을 넘어 자체 개발로 성공시킨 기술은 건축물을 지진으로부터 지켜내는 '건축 면진용 IRB(Isolation Roller Bearing) 시스템'.

'면진(免震)'이란 지진의 충격을 완화하는 것으로 기존의 '내진(耐震)' 시스템과는 차이가 있다. 이택원 대표는 간단한 물리법칙 'F=MA' 공식을 들어 면진을 설명했다.

즉, 충격을 가하는 힘(F)은 건물의 질량(M)과 건물이 흔들리는 가속도(A)가 곱해져 나오기에 내진 시스템이 충격 힘(F)을 받았을 때 건물을 무너뜨리지 않고 견디는 시스템이라면, 면진 시스템은 건물이 움직이는 가속도(A)를 줄여 진동 에너지 자체를 '감소시키는' 원리다.
건축용 면진시스템 IRB 샘플. 상부에 보이는 직선운동 베어링이 지진파 발생시 충격을 감소시킨다.

2005년부터 정부자금 16억원을 포함해 총 21억원의 자금을 들여 개발한 이 기술은 일본에서 전량 수입되고 있던 '구름(Rolling) 면진장치' 개발 원리를 빌어 원에스티가 힘을 쏟은 결과 거둔 결과물이었다.

당시 주택공사 관계자, 건축업자들이 회사로 찾아와 면진 시스템에 대한 의뢰를 해 와 개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고 이 대표는 기술개발의 배경을 털어놓았다.

이 대표는 "20년간 쌓아온 기계부품 개발 노하우가 있었기에 자신이 있었다"며 "건축에 대해선 문외한이었지만 어차피 그 속에 들어가는 건 기계부품이니까 우리도 못 만들리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초기에 면진 시스템을 개발할 때만 해도 도대체 무슨 기술이라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한술 더 떠 도대체 한국에서 그걸 개발해 뭣에 쓰겠냐고 빈정거리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그전까지 국내에서 개발 생산되던 '적층고무 면진장치'에 들어가던 적층 고무 베어링은 수평 방향 유효 강성이 높아 상부 구조물에 전달되는 지진 에너지를 완벽히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고무 소재였기에 상하로 진동하는 지진 에너지를 막기엔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이같은 단점을 보완한 '극히 낮은 마찰계수를 가지며 고하중을 견디는' 구름 면진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원에스티는 산업자원부 부품소재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건축 면진용 IRB를 개발했던 것이다.

건축면진용 IRB는 중간 플레이트를 중심으로 상부 플레이트와 하부 플레이트가 서로 직교차되는 3단 적층 구조를 만들고, 결합 단면에 롤러를 장치했다. 결국 지진 진동이 발생 방향에 따라 수평, 수직 축으로 미끄러지도록 해 진동 에너지가 상부 구조물에 전달되는 것을 차단한다.

이 대표는 "일본의 경우 건축업자가 면진 시스템(SBB)을 개발했지만, 우리는 전문 기계부품 기술자가 개발해 베어링이 하중을 10배 이상 더 잘 견디는 이점을 가진다"고 자랑했다.

이택원 대표는 앞으로 기후변화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언제까지 지진에서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국내 면진 또는 내진 기술의 고도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강남의 트라움하우스 같은 곳엔 이미 일본쪽 기술이 들어간 면진 시스템으로 집을 짓고 있다. 건축회사로서도 면진 시스템을 내장한 건축물을 짓는다는 사실 자체가 건물 홍보전단물에 당당히 한 줄 넣을 수 있을만큼 뿌듯한 프리미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물론 앞으로 삶의 질과 안전을 높이기 위해 고급 건축물에 수요가 늘어나는 등 면진 시스템은 '건축물 지진 안전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에스티의 건축면진용 IRB는 현재 국내 최초로 자체 기술력으로 면진 설계된 충남 서산의 주공아파트 복지관에 적용됐으며, 김포, 서울, 일산 등지의 고급 건축물에도 쓰이고 있다.

또 통신 전산장비, 정부시설, 국가 문화재 등 소형시설의 면진에 대한 수요도 증가 추세이며, 내진 설계기준이 점차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면진 시스템 수요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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