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수출은 반토막인데 내수는 성장… 왜?
전 세계 건설기계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 굴착기 내수시장만 홀로 성장한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ㆍ카자흐스탄 등으로 중고 굴착기 수출이 증가한 데다,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에 따른 대차 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9일 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건설기계 내수 판매는 총 2318대로, 코로나19의 파장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지난 5월 244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분기별로 살펴봐도 올 2분기 총 판매 대수는 7105대로 1분기(6665대)보다 7% 늘었다. 내수 판매의 계절적 특성상 2분기 판매가 1분기보다 저조하다는 통념을 깬 결과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건설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내수 판매가 플러스 성장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2분기 국내 건설기계 완성차 수출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줄었다. 5월 -56.2%에 이어 6월 -46.5%로 2개월 연속 반토막 수준의 마이너스 행진이다.
전방산업인 건설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건설기계를 대표하는 굴착기가 내수 판매를 이끌고 있다. 올 상반기 굴착기 내수 판매 대수는 총 5000여대로, 작년 동기(4600여대)보다 8%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국내 중고 굴착기의 수출량 증가에 따른 대차 수요와 함께 판매사들의 적극적인 프로모션의 결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중고 굴착기 수출시장은 베트남과 카자흐스탄의 수출량 증가에 힘입어 총 2452대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가량 성장했다. 중고 굴착기 주요 수요처인 베트남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1341대를 수입해 전년 대비 18% 증가했고, 카자흐스탄은 무려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주요사들이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대응해 신제품들을 출시하는 등 국내 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면서 중고 수출 확대로 발생한 대차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볼보그룹코리아 등 ‘빅3’가 최근 일제히 친환경 엔진을 탑재한 굴착기 신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여기에 국내 소형 굴착기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일본 4개사가 판매가격을 올리면서 그 틈새를 국내사들이 파고든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상반기 수입산 굴착기는 작년보다 판매 대수가 10% 이상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수출길이 꽉 막혔지만 국내 굴착기 시장은 돈이 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