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창] 중국은 우리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
/ 김중명 ㈜평산 회장
떠오르는 중국이 국내외 경제계의 화두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인구 15억의 거대 중국은 매년 경제성장률 10%전후의 고속성장을 거듭해가며 전세계 기업의 심장을 조여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성장에 가장 민감하고 두려워해야 할 나라 중 하나다. 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는 결국 국내 한계산업의 퇴출로 이어지고, 더 큰 문제는 중국이 고부가가치 산업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가 독보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술과 제품들조차 언젠가는 중국과의 한 판 경쟁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만 중국의 발전이 한편으론 우리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평산은 중장기 성장전략에 대한 해답을 중국에서 찾았다. ㈜평산은 단조공정에 기반한 산업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그 중 풍력발전기용 타워플랜지, 베어링 및 메인샤프트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타워플랜지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위로 풍력발전단조부품 전문생산업체로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최근에는 급성장하는 중국의 풍력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중국대련에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중국의 단조회사들과 전쟁을 치를 준비를 마쳤다. 이것이 중국의 성장을 우리의 기회로 만드는 ㈜평산의 결정인 것이다.
최근 중국은 국가 아젠다의 최우선과제로 '성장과 환경보호' 달성을 내걸고 두 마리 토끼잡기에 나섰다. 급격한 성장에 뒤따르는 전력수요를 충족시키고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의 오명을 씻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법안'을 제정하여 2006년부터 해당 산업의 성장을 법제화했다. 그 결과 작년 중국은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 약 10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특히 풍력발전산업에 있어서 지난 3년의 성적표는 연평균 성장률 155%로 '드라마틱'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2007년 중국의 신규 풍력발전량은 3.3GW로 전세계 풍력발전량의 1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 여세를 몰아 2010년에는 지금의 1.5배, 2020년에는 10배 규모로 성장시킬 것이며 석탄과 수력발전에 이어 중국의 주요 에너지원으로서의 위치를 굳힐 것이다.
반면 세계 풍력발전시장은 가파른 시장의 성장으로 부품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성장통을 톡톡히 치러내고 있는 중이며 중국의 상황도 예외일 수는 없다. 특히 품질문제로 인해 고가의 '메이드 인 코리아' 부품을 수입해야 하는 중국 고객에게 대련에 세워진 또 '하나의 평산'은 품질과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되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현지법인의 설립은 중국시장의 선점을 통해 평산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중국이 한국 기업에게 주는 기회는 좀더 냉철한 사고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제 중국은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전쟁터다. 따라서 중국이 한국 기업에게 위기가 될 것인지 기회가 될 것인지는 이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있으며, 그 출발점은 이제 중국이 더 이상 예전의 그 만만한 중국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중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필히 차별화된 전략을 만들어내야 하며 남다른 창의성과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 ㈜평산은 후방의 풍력부품 산업을 흡수하는 적극적인 다운스트림 전략에 기반하여 회사의 정체성(identity)을 변화시키는 중이다. 중국 현지법인을 적극 활용하여 기존의 제품보다 부가가치는 물론,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높은 베어링 모듈 및 기어박스 분야에 진출, 중국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벌여놓음으로써 섣불리 모방할 수 없는 고유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이제 중국의 거대 기업들과 진검승부를 펼쳐볼 때가 머지 않았다. 최고의 기술로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만고불변의 진리는 중국의 경우에도 예외일 수 없음을 반드시 기억하고 지속적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기술격차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